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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향집은 ㄱ자 한옥집이고 나무보일러다

하늘잡초 2026. 4. 29. 19:54

2024. 6.13. 

내 고향집은 ㄱ자 한옥집이고 나무보일러다
집안 전체가 찜질방 수준이다
돈 한 푼 아쉬운 촌에서 참으로 경제적이지 않을 수 없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은
6.25전쟁 미망인이신 아버지의 숙모님께서
애지중지 딸 하나를 키우며 살던 집이다
숙모님은 먹고 살기 힘들어 영주로 이사를 갔다
방한칸 없이 고생고생하던 어린 조카(아버지)가 눈에 밟혀
차마 이 집을 팔 수가 없었단다
그래서 고심끝에 그냥 살으라고 주고 가셨다
이 집에서 우리는 어린시절을 보냈고 지금도 부모님이 살고 계신다
어릴 때부터 아들처럼 숙모님의 안부를 지극정성 살피시던 아버지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숙모님은 지금 90중반으로 미망인 전문요양원에 계신다.
아버지는 나무 욕심이 많다
아버지의 아버지를 20대에 여의고 남의 집 더부살이를 하면서
동생들을 다 키우고 장가도 보냈다
젊은 시절 아버지는 나무를 해다 장에다 팔았다
삼촌 얘기로는 남들 지게 하나로 나무하러갈 때 아버지는 지게 세 개를 들고 산에 갔다고 한다.
항상 집에는 나무들로 넘쳤고 밤이면 해 놓은 나무 자르는 톱소리가 아직도 내 귀에 선하다.
2024년 지금
아버지는 80 중반이다. 아직도 나무를 하러 다닌다
집 마당은 온통 나무 천지이고 집에 들어가는 길은 오솔길이 되어버렸다
젊은 시절 나무는 아버지의 삶 그 자체였다.
늙어서도 그 삶을 못 놓고 있다.
얼마전 아버지한테 나무 좀 그만하라고 심하게 잔소리를 했다
몇 달전 많이 편찮으셔서 119에도 실려가고 입원도 꽤 했었기 때문에 건강과 사고가 걱정되었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죽을 때 까지 나무를 하겠단다
평생 고생만 해 온 니 엄마, 내가 먼저 죽을텐데 내 죽으면 누가 나무 해 줄끼고
죽을 때까지라도 방은 따시게 때야 할꺼 아이가
돌아오는 길에
아버지의 삶이 불쌍하고, 아버지의 마음이 한 없이 깊음을 다시 한번 느끼면서
혼자 차 안에서 울었다
내 나이 오십이 훌쩍 지나고 생과 사를 한번 들락하니
부모님의 삶이 보이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