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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언론기사로 본 영주 중앙고등학교 소식

하늘잡초 2026. 4. 29. 18:49

2018. 8. 22. 


문득 언론기사로 본 영주 중앙고등학교 소식
반가운 마음에 아련한 옛 추억이 내 마음을 휩쓸고 간다.
영주중앙고등학교.
88년에 입학해서 91년 2월에 졸업한 나의 모교이다.
그 당시 경북에서는 명문고등학교로 명성이 높았고 촌에서는 공부좀 해야만 갈 수 있었던 나름 자부심 강한 그런 학교였다.
2001년 학생수의 급감소로 폐교되었다.
우리학교에는 봉화, 예천, 풍기 등에서 온 촌놈들이 많았고 그 만큼 자취생도 많았다.
역시나 촌놈들은 시내에서 온 애들과 확연히 구분이 되었다.
땟깔 좋고 메이커 옷 입고, 소니, 아이와 미니카세트 들고 다니던 놈, 계란후라이, 소시지, 고기 반찬 싸오던 놈, 아부지 머하시노? 하고 물어보면 경찰, 공무원, 역무원 등등...이라고 말하는 놈은 전부 영주시내 애들.
꾀제제하고 얼굴 시커멓고 우르르 몰려다니며 밥에 김치만 싸오던 놈들은 다 촌놈. 아부지 머하시노? 하고 물어볼 필요가 없었다. 하나같이 다 못 배움의 한을 자식들에게서 풀고자 했던 가난한 농부의 자식들.
매주 토요일이면 빨래 한 봇다리 싸들고 집으로 갔다가 일요일이면 다시 자취방으로 왔다.
김치 한무더기, 현금 1000원을 바지주머니에 쑤셔넣고....
편도 350원, 왕복 700원을 버스비로 쓰고 나면 남은 300원으로 일주일을 살았다.
라면이 먹고 싶을 때면 라면 한 봉지에 국수 한웅큼 집어넣어 연탄불에 팔팔 끓여 그렇게 배부르게 먹었다.
그나마 내 여비 1000원 줄돈도 없어서 일요일 아침이면 이리저리 마을을 다니며 돈을 빌려오던 엄마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벌써 70줄.....
버스는 우리마을을 출발해서 명호, 봉성을 들러 봉화읍 터미널에 도착, 버스를 갈아타고 영주로 갔다. 그 요일, 그 시간이면 버스에는 내같은 촌놈들로 항상 만원이였고 짜증내며 욕을 입에 달고 소리 꽥꽥 지르던 안내양 누나의 모습도 그리웁다.
동산여상에 다니던, 항상 명호 고계마을에서 버스를 타던...그래서 내가 항상 같은 시간의 버스를 고집하게 만들었던. 3년 내내 한번도 말을 붙혀보진 못했지만, 그동네 사는 친구들 수소문해서 이름은 알고 있던 그 여학생. 천점례. 잘 살고 있는가?
자취방에는 주인집 누나, 옆방의 누나가 있었다. 설거지 할때면 자연스레 수돗가에서 만났다. 내 노가리의 댓가는 항상 내 설거지를 대신 해 주는 것이였다.
이윽고 10시만 되면 어김없이 이불을 뒤집어 쓰고 조용히 들었던 안동MBC 권중기의 별이 빛나는 밤에.... 편지(사연)를 쓰고 좋은 노래가 나오면 녹음을 하고... 이지연의 바람아 멈추어다오. 나현희의 사랑하지 않을 거야. 나의 낭만이 묻어 있는 별이 빛나는 밤에...
쑹쑹쑹 널빤지로 대충 문을 달아 만들었던 마당 한 구석의 재래식 화장실. 안에 있는 사람의 얼굴이 훤하게 보였다. 행여나 볼일 보는데 누나들이 밖에 서성이면 빼꼼히 밖을 주시하며 십분이고 이십분이고 그렇게 화장실에 갇혀있었던 나. 그런데 화장실에 앉아있던 누나들의 얼굴은 한번도 본적이 없다. 제기랄...ㅎ. 어디서 아들딸낳고 잘 살고있겠지....누우들아~
벌써 졸업한지 이십몇년. 거의 30년. 그립다. 내 모교 영주 중앙고등학교.
총동문회에서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졸업한지 30년, 나이 50세, 3050추억의 수학여행. 꼭 가고싶다. 보고싶다 친구들아~